우리 포도재배가들에게 큰 우려를 안겨주었던 한-칠레 FTA가 작년 4월 1일자로 발효된 지 해를 넘겨 1년이 되어간다. 그동안의 경과를 언론과 방송 매체들을 통하여 보면, 처음 한달 결산은 돼지고기 삼겹살과 포도주 수입이 증가했고 전자제품 수출이 호황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었고, 1년 결산으로 수출은 엄청나게 증가하였는데 우리가 우려했던 포도수입은 오히려 줄어 영향이 없었다고 결론내리고 있다. 심지어 포도재배가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장에서도 아무런 영향이 없으니 안심하고 농사만 지으라는 말들이 책임 있는 분들의 입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여기서 한번 짚고 넘어가자. 정말 아무 영향이 없었는가? 내년과 그 이후도 아무 영향이 없거나 거의 없을 것인가? 수출은 늘고 포도수입에는 영향이 없으니 우리는 그저 해온 대로 농사지으며 태평성대를 누리기만하면 되는 것일까? 나도 이런 말을 하고 써서 듣고 보는 재배가들을 기쁘게 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만약 상황이 우리의 기대대로 전개되지 않을 때, 그 결과가 예상보다 심각할 때 그 때는 어떻게 하나?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현재 세계적으로, 특히 한-칠레 간에 전개되고 있는 상황을 간단히 살펴보자.
1. 세계의 포도생산
지난 40년간 세계 포도재배 면적은 꾸준히 감소해 왔는데, 10년 전부터는 큰 변화가 보이지 않으며, 2003년 현재 면적은 약 749만ha이다. 중국의 엄청난 재배면적 증가가 눈에 띄는데, 칠레도 최근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2003년 현재 16만 8,000ha의 면적을 가지고 있다.
2003년 현재 세계 포도생산량은 6,215만 톤으로, 이중 이탈리아가 약 800만 톤, 프랑스가 700만 톤, 스페인이 615만 톤, 그리고 미국이 613만 톤을 생산하여, 이 네 나라가 세계 생산량의 44% 이상을 차지한다. 칠레는 175만 톤을 생산하여 2.8%를 차지한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2003년도 생산량은 세계의 0.7%인데, 2004년에는 더 감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