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포도품종 육성 현황과 방향 원예연구소 농학박사 박교선·윤해근
(T. 031-240-3615) 포도는 5,000여년 전부터 인류가 재배하기 시작한 가장 오래된 가장 많이 재배되는 낙엽과수로 생식용, 건포도용, 양조용 및 주스용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00년대초 Campbell Early 품종이 선발되면서부터 본격적인 포도를 재배하여 현재는 약 18,000ha의 면적에서 년간 약 40만톤의 포도가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품종의 구성에 있어서는 3가지의 주 품종(캠벨얼리, 거봉, 새단)의 재배비율이 전체 재배 면적의 92%를 넘어 재배 품종이 단일 편중되어 있어서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우리나라의 포도 품종 육성 현황과 방향에 대한 언급하고자 한다.
1. 포도 품종 분류 포도나무속 식물은 갈매나무目(Rhamnales), 포도科(Vitaceae)에 속하는 덩굴성 식물로서 주로 열대 및 아열대지방에 자생하지만, 온대지방에도 일부 분포하고 있다. 포도과에는 11속, 약 700여 종이 있는데, 이 중에서 경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포도속뿐이며, 재배종 포도는 모두 이에 속하며 150여종이 있다. 이 150여종 중 실제 포도 재배에 주로 이용되는 종은 미국종, 유럽종 및 이들 상호간의 교잡종이다. 포도 품종은 1만5천여 품종이 보고되고 있으나, 동종이명을 제외하고 약 8천여 품종이 실제로 존재하거나 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 중 약 95%가 유럽종이다. 또한, 약 90%가 양조 또는 건포도 등 가공용으로 생식용 품종은 얼마 되지 않으나, 점차 생식용 품종의 육종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가. 미국종(Vitis labrusca) 미주 대륙에서 자생하는 포도종 중 가장 품질이 좋은 종으로 내한성(耐寒性)과 내병성(耐病性)이 강하다. 그러나 유럽종에 비하여 과립이 작고, 당도가 낮은 등 품질이 좋지 않다. 잎이 크고 두꺼우며, 농록색(濃綠色)이고, 마디사이(節間)가 짧으며, 덩굴손은 연속성이다. 포도알(果粒)은 원형 또는 약간 편원형이고, 미국종 특유의 냄새(狐臭, 여우향)가 나며, 과피가 두껍고 과육과 잘 분리된다. 포도송이(果房)는 크지 않지만 착립성이 좋은 편이다. 콩코드, 알바 등의 품종이 여기에 속한다.
나. 유럽종(Vitis vinifera) 원산지는 카스피해 연안 또는 카프카즈 지방이며, B.C. 40~30년에 지중해를 거쳐 그리스, 로마, 이집트 등지로 전파되었는데, 현재 생식용, 양조용, 건포도용 등으로 전세계 포도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중해성 기후지역에서 잘 자라고, 내병성과 내한성이 약하기 때문에 우리 나라에서는 노지에서 경제적인 재배가 곤란하다. 특히 노균병, 새눈무늬병 등 수인성 전염병과 포도뿌리혹병 및 포도뿌리혹벌레 등 토양병해충에 약하다. 잎은 얇고, 어린 잎의 앞면에 광택이 있으며, 마디 사이가 길고, 덩굴손이 간절성(間絶性)이다. 포도알은 원형~장원형 또는 난형이며, 과피가 얇고 과육에 밀착되어 있어 잘 분리되지 않는다. 일부 품종은 머스캇(Muscat)향을 갖고 있다. 품질이 양호하며 포도송이가 큰 것이 많지만 우리 나라 환경에서는 결실성이 떨어진다. 유럽, 중앙아시아, 미국 남서부 지역, 남미, 아프리카 등 전세계 대부분의 포도 재배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다. 교잡종(Vitis spp.) 유럽종의 품질이 우수하나 겨울철 동해나 병에 약한 단점, 미국종의 내한성 및 내병성 등 불량 환경 적응성은 뛰어나나, 과립이 작고 품질이 나쁜 단점 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미국종과 유럽종을 교배하여 품질도 우수하고 불량 환경 적응성도 뛰어난 새로운 종을 육성하는 시도가 이루어져 왔다. 이렇게 미국종과 다른 종을 서로 교배하여 개량한 품종을 일괄하여 교잡종이라고 분류하며, 미국종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겨울철 추위가 강하고 생육기 비가 많이 와서 유럽종을 노지 재배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교잡종 품종을 재배하는 것이 유리하며, 실제 우리 나라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캠벨얼리, 거봉, 델라웨어 등이 이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생식용으로 재배하지만, 미국의 뉴욕주, 워싱턴주 등 유럽종 포도의 겨울철 노지 월동이 어려운 북부지역에서 주스용으로 많이 재배하고 있다.
2. 포도 품종 선택 요령
가. 품종 선택시 고려할 일반적인 사항
(1) 환경적응성이 높은 품종 우리나라는 작은 나라이면서도 평야, 산간, 해안이 모두 분포하는 환경이 다양한 나라 <표 1> 포도 종별 주요 특성 특성 | 유럽종 | 교잡종 | 미국종 | 품종 | 이탈리아 등 | 캠벨얼리, 거봉 등 | 알바, 워든 | 결과 습성 | 간절성 | 간절성 | 연속성 | 당도 | 고 | 중 | 저 | 포도알 크기 | 대 | 중 | 소 | 송이 크기 | 대 | 중 | 소 | 내한성 | 약 | 중 | 강 | 향기 | 마스캇(Muscat) | 주로 여우향(Fox) | 여우향(Fox) | 내병성 | | | | - 노균병 | 약 | 중 | 강 | - 새눈무늬병 | 약 | 중 | 강 | - 흰가루병 | 약 | 중 | 강 | - 갈반병 | 강 | 중 | 약 |
이다. 따라서, 포도재배 성공의 첫째 조건은 지역에 맞는 최적의 품종을 재배하는 것이다. 포도는 품종은 내한성, 내병성, 품질 등이 특히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유럽계 품종은 미국계 품종에 비해 내병성, 내한성 등 우리 나라 환경 적응성이 약하다.
(2) 기호성이 높은 품종 포도의 기호성은 과실의 맛뿐만 아니라 외관, 향기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최근 국내에서는 대립계, 무핵, 특이한 모양 등에 대한 소비자의 기호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이에 부응하는 품종의 선택이 요구된다.
(3) 재배 안정성이 높은 품종 해마다 화수 형성이 잘 되는 품종이어야 한다. 환경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빈 가지를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품종은 안정 재배가 곤란하다. 캠벨얼리, 거봉 등 주요 재배 품종은 결실성이 높으나, 유럽계 생식용 포도 중에는 우리나라에서 재배할 경우 빈 가지를 발생하는 것이 많다.
(4) 재배양식에 적합한 품종 극만생 품종은 중부지방에서 노지재배에 부적합하다. 시설재배에서는 품질이 우수하면서 조생인 품종이 유리하고, 지베렐린 등 생장조절제를 이용할 경우는 처리 효과가 잘 나타나는 품종을 선택하여야 한다. 울타리식 수형으로 재배할 경우 단초 전정으로도 착립이 잘 되는 품종을 선택하여야 하고, 덕식 수형의 경우는 장초 전정이 필요한 품종도 재배가 가능하다.
(5) 재배자의 기술수준에 맞는 품종 포도는 재배관리 기술에 민감한 과수이다. 시설재배, 대립계 포도재배, 생장조정제 이용, 무핵화 재배 등 특수재배의 경우는 그 재배양식에 합당한 품종 선택과 그 품종을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 확립된 재배자가 아니면 성공할 수 없다.
(6) 수송성, 상품성이 우수한 품종 장거리 수송을 할 경우는 과방이 탄탄하여 과방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 품종이어야 한다. 탈립이 잘 되거나 과피가 약해서 상하기 쉬운 품종은 현지 판매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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